북한산 백운대

 

 

정겨운 님들과 어제는 북한산 백운대를 찾았다. 일산 꽃 박람회까지 보고 온다고 서둘러 제일 단코스로 잡았는데...

만만치 않은 경사였다. 내가 처녀때 부터 산을 좋아하여 이산 저산 많이 다녔는데, 처음 청송 주왕산을 보고 그 멋진 우람한

자태에 얼마나 가슴이 설레였던지....마치 멋진 남자를 만난듯이 ㅎㅎㅎ

 

그후로 정말 많은 산행을 다니면서 너무나 멋진 산님들을 많이도 만났지만 어제 북한산 백운대님도 가히 이름 듣던바대로

너무나 멋있었다.입에서 그냥 아 좋다 좋다는 말을 하면서 산을 올랐을 정도 였으니간 말이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도, 그 우람한 자태가 들어 날수록 가슴이 설레였다고 하면 내가 이상한 여자일가 ㅎㅎㅎ

 

오랫동안 산엘 못갔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산에서 넘어 지기라도 한다면 안된다구 주의를 주셨기때문이다.

너무 몸을 사리고 산을 멀리했다는 자책이 들었다. 처음엔 많이 두렵기도 하구 산엘 통 못갔는데, 어이 저 산을 오를 수 있을까

걱정도 되구.. 처음부터 너무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이 숨이 차서 중도에 포기 하고 싶기도 했었지만....

 

점점 내 앞에 그 자태을 들어내는 멋진 백운대를 바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저렇게 멋진 산을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으리요 그러면서도 그래도 내가 왕년에 영남 알프스 7산을 다 점령했는데 ...하면서...

그리고 옆에 일행이 용기를 북돋아준다. 북한산 백운대가 설악산 보다 더 명산이라고 하면서 이산에 안오르고 죽음 정말 눈 못 감는다고

 

도봉산에 처음 갔을때도 얼마나 가슴이 설레였던가, 그 멋진 명산에 반하여 한걸음 한걸음 6시간을 걸어서 자운봉으로 만장봉으로

힘든 가운데 가슴 벅찻던 감동이 다시 살아 왔다.

그래 그렇게 힘든곳도 다녀 왓는데 하면서...그리고 사람들이 산이야기를 하면, 나도 자운봉 만장봉 정상에 올랏지요

하면서 으쓱해 하던 기분...

 

그기에 비하면 백운대는 정말 올라 가기 싶도록 , 힘든 코스도 몇군데 있었지만, 밧줄이나 나무사다리로 밑바닥엔 쿠션도 좋게 고무판까지 깔아서 정말 잘 오를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생각된다.

처음 대둔산 출렁다리와 철사다리를 오를때 아찔했던거에 비교하면 너무나 쉬운 코스라고도 할 수 있다

 

산을 오르면서 항상 느끼지만, 여기 이렇게 돌계단을 만들고, 나무 사다리를 만들고 고무판까지 깔아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에 가슴

뭉클해진다. 그분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우리는 정말 편안히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정상에 가는 동안에 날씨는 너무 좋았다.가면서 쉬는 동안에 연신 카메라 셔트를 눌러 대면서 기분 좋은 산행을 했다

 

정상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릴듯이 구름이 잔뜩 몰려 오면서 마치 우리가 구름속에 있는듯한 착각을

잠시 하게 만들었다. 옆봉우리 인수봉을 오르는 멋진 로퍼들을 보면서 탄성과 아울러 너무 부럽단 생각도 들고, 내가 십년만 젊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곧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바심 치면서 김밥은 약간 아찔한 코스를 벗어나서 먹자고

 

서둘러 하산을 했다. 밑에서 봐라본 백운대보다 위에 올라서 느끼는 백운대는 더더욱 매력적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어느 남자가 이보다 더 멋있으리오...이 늠늠하고 듬직한 가슴팍 그곳에 안기어 한숨 자고 싶은데 ....

주말이나 휴일엔 이곳이 바로 러쉬아워라는 옆사람들의 말에 공감 하면서, 이 멋진 님을 만나려고 인산인해 밀려오는 사람들때문에

두시간을 기다렸다는 말도 들린다.

 

평일이라 너무 조용하고 맘껏 백운대의 기를 느끼기에도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조금 아찔한 코스를 지나서 산벚꽃이 화사한 밑에 자리를 잡고, 맛있는 김밥과 과일을 먹으며 살아 있음에 소중하고 귀한 생의 희열을

맛보았다. 어디서 날아 왓는지 산비둘기도 우리의 행복에 덤으로 구구거리며 노래를 불러 준다.

 

그 옆으로 이제 막 겨울 잠에서 늦게 깨어난 단풍나무의 새순이 기지개를 한다

그 신비로운 손짓에 카메라 셔트를 눌렀다. 이렇게 높은 산정상에서 누구를 향한 기구의 손짓같이, 처음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때의

그 작은 손짓처럼 아주 작은, 마치 손가락같은 새순들을 하늘을 향해 펼쳐 보인다.

 

애초에 모두가 빈손이였음을 보여주는 메시지인가....

이제 이렇게 맑은 상큼한 바람속에, 그동안 꽉 움켜 잡고 있었던 욕심일랑 저렇게 손바닥 펴듯 털어 버리자고 마음 다져본다

지금껏 채워왓던 허망한 욕심과, 부질없던 탐심도 털어 버리고, 오욕 칠정의 바다를 벗어나라고 산 중턱마다 자리한

절에서는 초파일 연등이 걸려 있다.

 

이제 북한산 백운대 멋진 님의 향기 간직하고, 일상의 묵은때, 향기롭게 헹구어내며, 지족의 향기 배우며, 품으며,

아름다운 이봄을, 잔인한 4월의 마지막날마저도 희열에 찬 봄의 예찬으로 노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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