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에 가슴이 젖는다

 

 

일주일전 흐드러진 벚꽃자리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로 내리고

수줍게 웃음 짓던

노란 개나리 자취 감추고

연두빛 잎새 서둘러 빈자리 채우고 있다

겨우내 매서운 바람 견디고

그 며칠 세상 구경하다가

흔적없이 가버렷구나

우리네  인생사 또한 저와 같으리니

잠간 세상에 나왔다가

인연따라 휘둘리다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 윤회의 바퀴따라

돌아 가야만 할것을

저토록 흐드러진 봄 꽃들도

눈부신 저 태양도

향기로운 이 바람도

분삭이지 못한 미움도

가슴저린 사랑도

얼마나 더 많은 시간 나눌 수 있으랴

나이에 비례한다는 세월의 속도

작년 봄보다 올봄에

더 꽃이 빨리 진다는 흘려듣는 말이

가슴에 꽃힌다

바람에 지는 벚꽃은

아름다운 자태 흐트러지 않고

눈물 보이지 않고

끝끝내 우아함 잃지 않나니

떨어지는 꽃잎도 가르침을 준다

뒷모습이 아름답기를

꽂꽂함 잃지 않기를

꽃비 맞으며 울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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