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만나서 고운 우정 쌓고 쌓아서 이야기보따리 풀면 몇 날 밤을 새울 그런

예쁜 내 친구들이 그동안 결혼과 육아로 잠시 멀어졌다가 다시 또 모두 연락이 닿아서

일 년에 한두 번 모여서 삶의 희로애락을 풀어 놓고 울고 웃던 50년 지기 내 친구들

 

꽃다운 예쁜 모습들 위로 조금씩 덮이는 고운 주름들 하나둘 늘어가지만

그래도 만나면 서로 하나도 안변했다고 웃고 떠들며 지난 이야기 꽃피우던 벗님들이

이제 모두 하나같이 안 아픈 사람이 없다고 하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몇 년 전 한 친구가 뇌수술을 한 이후로 사람을 잘 못 알아보고 대소변도 자유롭지 못해서

남편과 같이 우리모임에 나온 이후로 더 나아지질 않고 요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면회도 안되고 ...

7명 완전체로 다시 만나고 싶은데 그게 이제 참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그뿐인가 모두다 시간이 안 맞아서 3월부터 올해의 모임을 가지려해도 날짜를 못 정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두 아파서.. 가슴에 스텐트를 두개 박아서 대구까지 내려가기 힘든 친구도 있고

부산에 친구는 독감이후 귀에서 계속 피가 흐르는데 아직도 검사결과가 안 나왔다고 ...

 

기억력이 점점 없어져서 약을 먹는 친구에 고지혈증에 갑상선에 이런저런 약을 먹는 친구에...

나부터도 얼마 전 열 받는 일이 있은 이후 코피가 폭포처럼 쏟아지면서 멈추질 않아서

119를 불러서 응급실에 실려 간 일이 있었는데 지금도 조금 신경만 쓰면 머리가 터질 듯 아파서

그날 이후 혈압 약을 먹고 있으니...ㅠㅠㅠ

 

우리가 벌서 아플 나이가 된 것인가,,, 아직은 그래도 괜찮은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노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너무 마음이 허무하고 처량하다.

살면서 누가 노인이 될 준비를 하고 있으랴마는 그래도 아직은 아닌데 하는 억울한 마음도 들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일 년에 한번 얼굴 보기도 힘들고 다들 아프다하니 조금 있는 계금을

N분의 일로 갈라주기로 대구 친구들이 결정했다고 한다.

정말 이렇게 50년 우정이 끝인가 싶은 생각에 너무 슬프고 허망하다

매일 톡도 하고 또 보고 싶으면 달려가면 되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겠는가....

 

그렇게 눈부시게 활짝 웃던 곱게 머리 땋고 하얀 칼라에 교복을 입은 그 예쁜 얼굴들이 눈에 선한데

이제 안 아픈 친구가 하나도 없으니...

인생이 정말 일장춘몽이라고 하더니....허망한 마음에 십여 년도 더 전에 곤명에 같이 여행 갔던

친구들 사진을 보면서 한참을 혼자서 시린 마음 달래보지만 이 끝없는 뻥 뚫린 마음을 달랠 길은 없다

 

그때만 해도 우리는 정말 철없이 젊음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이것이 우리의 끝은 아니라고 ...

언제나 착하고 아름다운 내 고운 벗님들아~~~

건강 잘 챙기고 유병장수 하자고 우리가 톡 방에서 매일 수다를 떨 수 있다면 끝이 아니라고...

 

정말 하루하루 건강하기를 ~~ 행복하기를 ~~ 힘들지 않기를~~마음이 고요하기를~~~

매일 아침 기도 할께  ~~~안녕~~~

내 블로그에 이런글이 실려 있는 줄도 모르는 할매친구들아 안녕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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