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는 9월 월초불공 일주일 마치고 절에 갔다가, 영등포 이모님이 다치셨다고 하여
잠시 뵙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오는 길에 정성들여 가꾸신 양파와 매실 청을 한 병 얻어 왔고
어제는 아들네 이사하는데 다녀왔다. 새애기가 알뜰히 저축하여 조금씩 나은 집으로 이사하고 있음이 고맙다.
집을 보러갈 때 같이 가서 19층 모 아파트는 수압이 너무나 약하고 지은 지 오래되어 베란다 창문이
흔들리는 것 같아서 그만 두었고, 부근 한 2층 아파트는 너무 어둡고 서향에 가까운데다 집에 들어가니
오랫동안 새댁이 집을 비워 두어서 그런지 환기가 안 되어 냄새가 너무 심해서 오래 있기가 힘들 지경이어서
그만 두었었다.
그래서 고심하다 한 부동산에서 추천해주신 아파트 10층으로 확정하고 어제 이사를 했는데 처음 이사 때처럼
며늘애가 예스24공사를 불러서 참 친절하고 깨끗하게 이사는 잘 했는데 집을 보러가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큰 오점을 이사를 다 하고나서야 발견한 것이다.
화장실이 두개인데 안방은 화장실을 보지도 않았는데 그냥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같겠거니 했는데 어제 보니
안방 화장실 천정이 온통 새카맣게 곰팡이가 보이고, 거실 쪽 화장실 변기 안이 시멘트 푼물을 부운 후 물을
내리지 않아 굳어서, 눌어붙은 모양이 변을 내리지 않은 것 같은 너무나 눈에 거슬리는 큰 자국이 작게도 아니고
크게 남아 있는 것이다.
이삿짐 아줌마도 화장실 다녀와서는 '에구 변기를 갈아야지 저렇게 하고 새댁들이 어떻게 살아' 하신다...ㅠㅠㅠ
집을 보러간 날 먼저 살던 아줌마가 욕실에서 빨래를 한다고 변기 뚜껑을 닫아놓고 그 위에 옷들을 죽 걸쳐놓고
있어서 변기 속을 보지 못한 것이 크나큰 나의 불찰 이였다.
참 세상에 살다 살다 집을 보러가서 욕실 변기뚜껑까지 열어보고 체크를 해야 되는 세상이라니...
아들 며느리는 주인이 갈아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그냥 자기네가 갈아야 겠다고...
내가 열심히 집을 본 죄로 오늘 부동산아저씨께 말씀 드렸더니 변기가 막힌 것도
아니고 새는 것도 아니니 갈아주지 않을 거라는...
그러나 아드님과 그 집 아들과 출신고교도 같고 여러 인연이 있어 보이고, 아드님이 말을 참 조리 있게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잘하니 한번 말씀은 드려 보란다.
보일러는 갈았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복병이 도사릴 줄이야,,,
앞으로 집 세를 얻기 위하여 집을 보러 갈 때는 필히 수도 물 수압은 괜찮은지와 욕실 변기 속을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씀 드리면서...
변기 청소를 하지 않아서 더러운 때라면 요즘 좋은 세재들도 많고,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이용한
민간요법들을 다 써서 어이 해 보겠지만...
변이 굳어있는 것 같은 시멘트무더기는 어떻게 손을 쓸 방법이 없는 것 같다....ㅠㅠㅠ
자신이 잠간 살다가 이사 갈 집이라고 변기통에 시멘트 물을 부어서 금방 흘러 보내지도 않고
굳어서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이런 불쾌감을 안겨주는 사람은 스승님말씀처럼 자기 집을 가질
좋은 인연을 짓지 않았기에 자신의 집을 갖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네가 전에 살던 집 화장실에 환풍기를 설치하기에 너네집도 아닌데 다음에 떼어 갈수도 없는데
왜 돈을 들이느냐고 한 적이 있었다.
아들이 그랬다 우리도 잘 사용하고 다음에 들어올 사람들도 잘 사용하면 좋지요...
역시 우리아들은 생각하는 것이 달라 ... ㅎㅎ
나의 이기심이 약간 부끄러웠었다, 새집에 입주하면 집에 흠집이 날까 못 하나 치는데도
신경을 쓰고 정말 꼭 필요한 못 몇 개만 박는데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그런 마음가짐은
아닌 것 같아서 약간 아쉽다. 예전에 친정엄마께서 그렇게 늘 말씀하셔서 나도 애들에게
똑 같은 말을 하고 있음에 나도 엄마처럼 늙어가나 보다.
내 집이 아니라도 내 집 같이 사람이 마음을 잘 써야 우주법계에서 복을 주신다고 하는데
누가 보건 안보건 그저 깨끗하게 부지런히 치우고 잘 사용해서 다음에 올 또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그 집과 인연한 모든 사람들이, 기분 좋게 복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잠시 머물다 가는 집이지만 잘 가꾸고 아끼며 살아야 나도 그런 집을 가지게 될
좋은 인연을 짓는 것이 아니겠는가싶다.
또 집을 세놓는 집 주인들도 내 자식들이 사는 집이라고 생각하고 세입자들의 심정을 헤아려 불편한 점을
해결해준다면 그 또한 복을 짓는 것이 아니겠는가싶다,
세입자의 요구가 지나치지 않고 누가 보아도 보편타당하다면 아무래도 가진 사람이 더
베풀어준다면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힘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이다.
오늘 비가 와서 참 다행이다 싶다. 어제 이사하는데 비가 왔으면 좀 그랬을 텐데...
비가 내려도 날마다 좋고 좋은 날이기에 모든 것은 다 내 마음에 달렸다고 하지 않았는가...
일체 유심조인 것을...
비가와도 좋고 바람이 불어도 좋고 그런 무심한 마음으로 걸림 없이
맑고 향기롭게 살고 싶은 바람을 가지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PS; 좀 전에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동네 철물점에 가서 변기를 교환하는데 드는 비용을 알아 보았더니 이것 저것해서
20만원이 넘게 드는데 상태가 어떤지 물어서 이야기를 했더니 공업용염산을 하룻밤동안 부어놓고 물을 잠가두라고
하여 그렇게 24시간 두었더니 많이 좋아졌다고...너덜한 부분은 백시멘트를 다시 발라주면 될 것 같은데 사람 불러도
큰 돈은 들지 않을거라고...어차피 벽지도 터진 곳이 있어서 사람을 불러서 새로 발라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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