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절에 갔다 오다가 생 협에 들렀다 오는데, 버스에 타는 아줌마 한분이 호랑이콩
자루와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은 장을 봐가지고 오셔서 얼마냐고 했더니 4킬로에 이만 원을 주었는데
지금 끝물인데 안 샀으면 빨리 사라는 것이다.
콩 종류는 다 좋아해서 지난번 완두콩도 다 먹어서 서둘러 지난번 완두콩을 부탁했던
세탁소 아줌마에게 말했더니, 자기들은 벌서 호랑이콩과 줄 콩을 샀다는 것이다.
이제 들어갈 때가 되었을 텐데 하셔서 전화 한번 넣어 달라고 부탁 드렸더니 아직 콩이
나온다고 하여 다음날 사다 달라고 부탁 드렸는데 호랑이콩은 시세가 내려서 한 자루에
만삼천 원이고 줄 콩은 육 킬로 한 자루에 만사천원이라고 하신다.
절에 행사가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콩 두 자루를 끙끙대며 가지고 가서 목이 아프도록 콩을 깠는데
식구들 모두 놀라워한다. 왠 콩을 이렇게 많이 샀냐고...
콩들은 나올 때가 있으니 지금 안사면 안 된다고는 했지만...
왜 엄마는 목도 아픈데 일을 만들어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하지만 ...
힘들긴 해도 이렇게 콩을 까서 비닐 봉투에 넣어 냉동실에 저장해 놓고 밥 할 때 마다
한줌씩 넣어서 밥을 해 먹으면 그 맛이 얼마나 좋은지...
내가 콩을 좋아 하기 때문에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몇 시간 목 아프게
콩을 까놓고 보니 흐뭇하다. ㅎㅎ
냉동실이나 냉장고에 나물이나 밑반찬들이 들어 있으면 마치 부자가 된 것 같으니...
스스로 참 나는 청빈한 사람인가 싶다.
엊그저께 아래층 아줌마가 갑자기 이사를 갔다. 동안 그 아저씨 담배 연기 때문에 속으로 은근히
어서 이사를 갔으면 했지만 그래도 막상 간다고 하니 섭섭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여 들다보러 갔다.
음식물 쓰레기 비우러 내려갔다가 몇 몇 아줌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긴 했다.
집을 사둔 게 몇 채나 된다고...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고 계신 남편이 정년퇴직 후 이자
내기 바빠서 얼마 전 부동산 법이 통과되기를 기다려 재빨리 팔고 고향으로 간다고...
아줌마는 무척 적극적으로 동대표도 하고 부녀회장도 하고 홍삼액즙기도 팔고...
정말 부지런히 살았는데...
얼마 전 까지는 역 앞에서 족발 장사까지 했다니...까맣게 몰랐었는데...
이자내기 힘들었다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참 사람마다 그 욕심의 크기가 틀린다는 것을 느꼈다.
집을 몇 채나 사고 고생하며 사는 사람도 있고 그저 냉동실에 그득히
들어있는 콩 봉투 몇 개에 행복해 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ㅎㅎ
지족이 행복이라고 한 말씀이 때론 삶에 큰 위안도 되고 보약도 된다고나 할까...
아저씨께 담배 냄새 난다고 하여 죄송했다고 하니 아줌마는 잘 했다고 하고 아저씨도 괜찮다고... ㅎㅎ
아줌마 자기 말은 죽어도 안 듣는단다.
순천까지 간다고 밤에 이사를 하는데 왠지 좀 서글퍼 보였다. 건강하게 잘 사시라고 인사를 하고
당장 칼이 필요하다고 하여 우리 집에 마침 새 칼이 있어서 갖다 드렸더니 그냥
받으면 안 된다고 굳이 손자에게 돈 백 원 이라도 주란다. 그래서 주는 대로 백오십 원
받았다 안 받으면 안 된다하여...ㅋ
어젯밤에 대구 엄마와 통화를 한 후 여동생이 방학이라고 조카들 데리고 왔다고 하여
한 참 통화를 했는데 엄마가 너무 말랐다고 걱정이다.
혼자 계시면 안 될 것 같은데 걱정이다. 매양 아직은 괜찮다고만 하시니...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정말 일기 불순한 요즘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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