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해 49일 불공을 회향하고,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화분들을 봄도 되고 했으니 베란다로 내어놓고
며늘애가 보름 때 가져온 제라늄 화분들 위에 흙도 보충하고, 분갈이도 하고, 밀린 빨래도 하고 ,많이 바쁜데
아들이 문자가 왔다. 아버지 쉬시는 날 꼭 지유명차에 가시라고...
그동안 며늘애 생일날 가족 모두 식사를 한 후 지유명차에 가서 며늘애 생일 선물로 9g차를 선물로 사주고 딸애도 하나
사주고 요즘 잘 마시고 있는데 오래된 차라서 그런지 맛이 깊고 입맛에 맞는 것 같다. 아들은 차를 잘 마시고 있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자주 물으며 금요일이나 토요일엔 같이 만나서 차를 즐기자고 하는데 무슨 일이 그리 바쁜지 시간이 맞지 않아서
권할 때마다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꼭 가라고 성화다.
아들 덕에 좋은 차도 즐기게 되고 좋은 분들도 만나고 건강도 좋아져가니 여러모로 고맙다.
중동 점에 두 선생님의 맑은 미소는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
며늘애가 제라늄을 엄청 많이 키워서 지인들께 나눠주기도 하나본데 너무 예쁜 것은 남들 주기 아까워서 어머님
드린다며 8분을 가져와서 겨우내 정성껏 물을 주고 애정을 쏟았더니 이 봄에 꽃이 활짝 피어서 베란다 쪽을 쳐다보면
흐뭇하다.
정자 바다가 그리워서 가져온 돌들은 한쪽으로 치워두고 제라늄화분으로 채우니 식구들도 좋아한다.
사람이나 꽃이나 필 때가 좋고 시선을 끌어당김에 피할 수 없는 생 노 병 사의 길목에서 날로 이제 쇠약할 날만 남은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팔순노모 친정 엄마는 요즘 성격이 조금 변하신 것 같기도 하고...그 마음 깊은 곳에 자식들한테 신세지기 싫다는
뜨거운 정이 살아 있겠지만 자식들 마음을 너무 헤아려주지 못함에 옛날 어른들의 그 체면 차림에 화가 나려고도 한다.
혼자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몸이 날로 쇠약해서 체중이 43Kg이라는데 밥맛이 없어서, 밥이 먹기도 싫고, 하루 두 끼
도 겨우 한 두 숟갈 뜨고 만다고 하시면서 모시러 내려가면 딸네 집에 설에 시댁 식구들 온다고...
괜찮다고 아무 걱정 말라고 해도 설 지나고 간다고 하시더니, 또 설 지나니 보름에 가신다고 하더니,
이제 보름 지나니 내 생일 때,.. 하시고, 그러더니 남동생 출장 오면 그 차 편에 갈께 하시더니,
막상 생일 다가오니 아들이 생활비 보내주는데 아들 힘 든다고 아들한테는 생일 입도 떼지 말라고 하시고...ㅠㅠㅠ
화가 나서 이모님께 하소연하니 그럼 너랑 같이 내려가자 해서 이모님이 차표 예매하셨다고...
그래서 내려 간다하니 또 엄청 화만 내신다. 왜 혼자 올라가면 되지 둘이나 내려오느냐고...
이랬다저랬다 정말 울산 여동생과 의논하여 모시고 올라오기로 했지만 또 치료 받던 것 마저 하고 간다하고...
우리가 내려 간다하니 또 도려 화를 내고...
어제 이모님이 전화로 언니랑 울며불며 통화 했다고 하시면서 이번에 내려가서 보따리 싸서 모셔 오자고 하신다.
옛날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이야기까지 하시면서 갑자기 쓸어져서 돌아가시면 어느 자식 가슴에 못 박으려고 하느냐고...
그런 이야기까지 다 하셨다고...
늙고 힘없고 아프면 자식들 뜻도 따라 주어야 되는데 내가 가면 그 자식이 힘들까 그 걱정에 양심 착한 노인네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모르는 것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는 우리엄마 그 착한 심성은 왜 세월이 흘러도 무뎌지지 않는지...
다 다음 토요일 이모님과 내려가서 엄마를 모셔올 생각인데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울산 여동생이랑 장을 담갔다고 하여 그 말을 들으니 또 화가 나려고 한다.
다 죽어가면서 무슨 힘들게 장을 담느냐고... 딸깍 숨넘어가기 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다는...
엄마를 보면서 나는 늙어도 저렇게 못 할 것 같은데...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손뼉 쳐 주지 못하는 내 마음은 왜 자꾸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날로 수명은 길어지는데, 어쩌면 바로 나의 노후를 보는 것도 같아서, 활짝 핀 꽃을 보고 있으니 괜시리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시구가 생각난다.
미리 닥쳐올 슬픔까지 헤아리지 말고 오늘 주어진 나의 시간들을 보람 있게 보내야 하는데,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가정사에서 헤어나지 못함에, 그래 아프지 않음을, 이제 약을 먹지 않음을, 오늘 살아 있음을 ....
고맙고 감사하게 진정 뜨겁게 생의 희열을 느껴보자고 마음 다지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눈부시게 찬란한 아름다운 봄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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