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나 아파트 마당에 떨어지는 낙엽 때문에 청소부아저씨나 경비아저씨들께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신다.

2 년 전인가 부지런한 경비 아저씨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모두들 공감해주시고 많이 읽어 주셔서 고마운 기억이 있는데

그 경비 아저씨께서는 다른 동으로 가셨지만 동안 몇 분 경비아저씨가 바뀌고 얼마 전 새로 경비 아저씨가 오셨다.

 

출입문 통로를 보통 4군데를 한 경비 아저씨께서 맡고 계시는데, 반장님은 두 통로를 맡고 계시고  101동 경비 아저씨도 두통로만

맡고 계시지만 아침에 초등학교 등교학생들을 위해서 교통정리를 하시고, 우리 동과 앞 동은 5통로가 되기에 처음 오시는

경비아저씨들께서 맡는 것 같다.

 

아침에 지하에서 나오는 차와 그리 넓지 않는 마당에 주차해있는 차들을 앞뒤로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이 많이 힘들기도 하고

아무래도 30가구정도가 더 많으니 분리수거량도 더 많고 여러 가지 힘들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래서 다른 동 자리가 비면 재빨리 이동을 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오신 경비아저씨께서는 참 부지런하시고 잠시도 자리에 앉아 있지를 않는 좋은 분이 오셔서 남편과 나는

마주 앉아서 몇 번이나 그 분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이 오시고 나서는 음식물수거통이 너무나 깨끗해서 아, 오늘

새 아저씨께서 근무 하시는구나 단번에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언제나 물로 깨끗이 청소 하시어 음식물을 버릴 때도 조심해서

잘 버리게 되고 고약한 냄새도 없는 것 같고 기분이  저절로 좋아 지는 것 같다.

 

그런 아저씨께서 요즘 떨어지는 낙엽을 그냥 보고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그저 쓸고 또 쓸고 하시어, 며칠 전 비도 내리고

하여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내려갔다가 아저씨께서 낙엽을 쓸고 계서서

" 저 낙엽이 언제 다 떨어 질려나...아저씨 힘들어서 어떡하시나..." 혼자 말처럼 했더니 아저씨께서 듣고서는

" ㅎㅎ 이제 얼마 안 남아있네요 다 떨어져 가네요." 하신다.

엥 무슨 아직 떨어진 낙엽보다 안 떨어진 것이 10배는 더 많은 것 같은데 말이다.

 

" 아이고 아저씨 아직 차례강산인데... 어서 한꺼번에 확 떨어져 내려야 아저씨께서 좀 편할 텐데...수고하세요.." 했더니

"보세요 여기 이 나무도 다 떨어져가고 저기 나무도 다 떨어져가고 ..." 하시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다 떨어지기는 커녕

떨어진 나무는 정말 나무에 붙어있는 것에 비하여 조족지혈이라고 할까...

 

웃으며 비질을 하고 계시는 아저씨의 그 표현에 그렇네요 다 떨어져가네요 하며 나도 웃고 말았지만 참 마음이 느긋하신 아저씨의

그 긍정적인 마인드에 내 마음까지 왠지 느긋해지며 여유로워 지는 것 같다. 저녁을 먹으면서 남편에게 아저씨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은 언젠가 낙엽을 쓸다가 끝없이 떨어지는 낙엽에 화가 치밀어서 나무에 올라가서 낙엽이 빨리 다  떨어지라고 나무를 마구

마구 흔들었단다...ㅎㅎㅎ

 

사과를 한 상자 사서, 맛있는 사과부터 먹어 가면 한 상자 다 먹도록 맛있게 먹은 것이 되고, 벌레 먹고 상한 것부터 먹으면 한 상자

다 먹어도 벌래 먹고 상한 사과만 먹은 기억이 든다고 했던가... 우리는 보통 다 그렇게 먹고 있지만...

맛있는 주스를 반을 마셨을 때, 아직 반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벌서 반을 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차이를 어떤 책에서

읽은 것 같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우리는 더 여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낙엽이 다 떨어져 가는 구나라고 생각할 때 비질을 하면서도 조급하지도 않고, 언제 이 지긋 지긋한 비질을 끝낼까 하는 마음 따위는

없을 것 같다. 아이고 해도 해도 끝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얼마나 더 힘들고 화까지 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 떨어지는 데로 떨어져라 너는 떨어지고 나는 쓸면 된다는 그런 느긋한 여유의 경비아저씨 표정에서 어쩌면 인생을 달관한

그런 버림과 비움의 철학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나이 드신 아저씨 모습이 한층 멋지게 보인다.

 

부지런하시고, 인사 잘 하시고, 긍정적인, 우리 경비 아저씨께 마음의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도 저 나무들처럼 인생의 거추장스런 허식과 체면, 욕심은 털어 내고 진솔한 내면의 소리에 귀기우리며

좀 더 성숙한 삶의 향기를 풍기며 나이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맑고 향기로운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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