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蓮花)의 계절(季節)
2012년 7월 9일
새벽녘의 관곡지
지난 토요일, 장맛비 속에 파란 하늘이 보였다. 서둘러 연꽃 만발한 관곡지로 뛰었다. 그런데 생각을 같이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였다. 카메라가 족히 몇 백 대는 되어 보였다. 인파속에 무쳐 연꽃 사진 몇 장을 찍고는 허전한 마음을 안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 아침, 새벽녘에 하늘을 쳐다보니 달빛이 교교(皎皎)하다. 바로 일어나 일출 시간에 맞추어 다시 관곡지로 갔다.
궁궐(宮闕) 공부를 할 때 창덕궁 후원의 애련정(愛蓮亭)에서 주돈이(1017~1073)란 학자를 처음 알았다. 애련정이 그로부터 연유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주돈이의 애련설 (2005년 8월 30일. 호암미술관)
그 후, 우연히 호암(湖巖) 미술관에서 주돈이의 작품과 마주쳤다.
이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맨 먼저 연실(蓮室)이 나오고 대형 연(蓮) 병풍 옆에 주돈(周敦)이의 "애련설(愛蓮設)"이 원문/번역문으로 액자화 되어 걸려있고 미술관 앞에 연지(蓮池)가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미술관 주인이 대단한 연(蓮) 애호가임을 느낄 수 있었다.
멋모르고 사진을 찍다가 Docent(미술관의 전시품을 설명하는 사람)로부터 곧바로 제지당했다. 그래서 사진의 초점이 흐려졌다.
주돈(周敦)이는 북송(北宋)때의 학자로 주역(周易)을 개념화 하여 국가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사람이다. 연(蓮)을 아끼는 선비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시서화(詩書畵)에 주돈이의 애연설(愛蓮說)을 인용하였기에 번역문을 적었다.
“내가 오직 연꽃을 사랑함은 진흙 속에서 태어났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맑은 물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올곧은 줄기는 속이 비어 밖과 통하며 덩굴 지지 않고 가지가 없어서이다. 향은 멀수록 맑고, 우뚝 선 모습은 멀리서 바라볼 일이요 너무 가까이 할 수 없으니 연이야 말로 꽃 중의 군자니라! "
연(蓮)의 꽃말은 "가련한 마음"이다. 이 꽃말이 맹자(孟子)에게 가면 측은지심(惻隱之心)이요 공자(孔子)에게 가면 인(仁)이요 부처님께는 자비(慈悲), 그리고 예수님은 사랑이라 표현하였다.
연꽃은 그렇게 지고(至高) 순결(純潔)한 사랑의 꽃이다.
새벽녘 연지에서 아침 해를 맞는다. 개화성(開花聲=연꽃 터지는 소리)은 듣지 못하고 가슴 가득히 연향(蓮香)을 채워서 돌아왔다.
울산에 계신 이사장님께서 친구 분의 메일을 보내 오셨다. 고맙습니다~~^^ 어제 학교 졸업 후 40년 만에 처음 만난 친구와 얼만 전 만난 친구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여고동창 4명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일산 호수공원 안쪽에 있는 연 꿏이 피어있는 연못을 보고 왔는데 그곳의 연꽃은 이미 다 시들어 가고 있어서 연밥만 보고 왔는데... 위의 메일을 보고 만개한 연꽃을 보니 오래전에 전주 덕진 공원에 가서 본 그 광활한 연꽃단지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다... 아직 시들지 않은 연지가 있다면 한번 찾아 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내일 친정 엄마를 모시러 올케와 대구에 다녀올 생각인데 시간이 날지 모르겠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연향 가득한 연 잎차 한잔 건네는 마음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늘 맑고 향기로운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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