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애기의 생일이 3월 4일인데 그날은 평일이라 어제 미리 당겨서 조촐한 생일상을 차려 주었다.

결혼 후 첫 생일은 시집에서 차려 주어야 한다고 해서 작년에는 좀 신경을 많이 써서 차렸는데 올해는 외식을 할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집에서 차렸다. 그 전날 막내 동생이 6개월 병원에 있다가 퇴원을 하는 날이라 아침부터 바빴다. 잠시 동안 대구 엄마 집에가 있기로 했다.

 

한번 병원에 입원 할 때 마다 속옷은 물론이고 가지고 다니던 가방마저도 다 잊고 다니는 상태인지라...여름 끝 무렵에 입원을 했으니 그때 옷은 짧은 반팔소매 티셔츠 하나에 얇은 등산바지를 입고 병원에 들어갔는데... 올케는 좋은 옷을 사줘도 또

병원에 언제 다시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인지라 그냥 적당한 것으로 사주자고 했는데 나도 그 생각에는 찬성하지만...

 

대구 엄마가 봤을 때는 가슴이 아플 것 같아서 좀 괜찮은 아직은 추위를 막아줄 잠바를 찾아보아도 이미 모든 상가에는 겨울 잠바는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아직은 추운데...너무 재빠른 봄맞이 옷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게 아닌가... 역 바로 옆에 있는 큰 마트랑 시장을 다 헤매다가 알지도 못하는 동네를 물어물어 더 큰 마트로 걸어가서 스포츠 복 전문으로 파는 곳에서 겨우 괜찮은 잠바와 안에 기모가 되어있는 바지를 새로 샀다.

 

예전에는 병원에 있다가 나올 때는 얼굴이 좋은데 이번에는 얼굴에 살이 좀 없는 것 같아서 '이제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살까 고민한다고 밥맛이 좀 없었나보네' 했더니 빙긋이 웃기만 한다. 술을 안 먹으니 저리 멀쩡한데...  꼭 엄마한테 내려가라고 말하고 서울역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올케와 집으로 돌아오는데 교교동창이 아들 결혼 때문에 서울에 왔다고 서울에 사는 다른 친구와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너무 지나서 미안하다고 문자만 보내고 돌아오니 온 몸이 파김치가 된 듯이 꼼짝하기 싫었지만 며늘아기 생일 장을 봐왔다.

 

이런 시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나 해줄까마는 나는 며느리와 딸을 같이 생각하려고 한다. 우리 딸과 너무나 성격이나 행동이 똑 같은 며늘애를 보면서 큰 딸 하나 얻었다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으니 모든 것이 이해 못 할 것도 없고...

우리 딸에게도 꼭 우리 아들 같은 사위가 만나 지기를 서원하면서 ....

여러 가지 형편과 직장 생활 한다고 빨리 2세를 갖지 않음에 약간 걱정도 되지만 현명한 젊은 애들이니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물로 줄 것이 마땅찮아서 그냥 금일봉 봉투를 주었다. 첫 해랑 같이 넣었는데 약간은 갈등을 했다. 작년보다 조금 적게 넣을까 하다가..ㅎㅎ 그런데 한편 생각하니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챙겨 줄지는 몰라도 그냥 처음 그대로 넣기로...

 

다 인연이겠지만 더 괜찮은 남편감을 만날 수도 있었는데 첫 사랑 우리 아들을 만나서 9년 동안 사귀다가 첫 마음 변치 않고 결혼한 착한 며늘애가 고마운 생각이 들어서 딸처럼 잘 해 주려고 생각은 하면서 살고 있다.

물론 우리 아들도 탐내는 좋은 신랑감이긴 했지만...ㅎㅎ

 

 

아침에 딸을 데려다주고 오면서 내일부터는 안 데려다준다고 화를 냈다. 아무리 시간을 따져도 출발하는 시간에서 회사 도착 시간까지 분명 3~5분 지각할 시간인데 매일 아침 딸과 다투는데 지칠 지경이다. 나는 또 본의아니게 아찔한 운전을 하게되고...

 

계속 지각이 아니라고 우기니...나는 지각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밥 한 숟가락 덜 먹든지 아니면 몇 분 일찍 일어나면 될 것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도 제일 싫어한다. 꼭 보면 지각하는 사람이 지각하고 약속을 위반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그게 천성인 것이다. 딸이 결혼하기 전에 이 버릇을 꼭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일부터 딸과의 전쟁이 시작될 것 같다. 지금까지도 못 고친 버릇이 고쳐지려나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정말이지 단단히 마음먹고 고칠 생각이다...

 

오늘 아침 다시 추워졌는데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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