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석 비빔밥이 주말 극장에 좀 늦은 시간대에 방영이 되었을 때는 너무 늦은 시간대라 볼까 말까 했었는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자식들이 부모를 쫓아내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할 부모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동안의 부모들이 철없이 저지른 무수한 사건들 때문에 얼마나 고통을 받았으면 저렇게까지 하겠나 싶은 이해도 되고...

 

없는 집에 맏이로 태어나서 자신이 하고픈 극작가일도 잠시 미루어두고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서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는 야무진 큰 딸 궁비취와 그 언니와 친구처럼 간호사 일을 하면서도 집안일도 잘 돕는 예쁘고 상냥한 여동생 루비, 고시 공부 재수를 하는 산호, 그 밑에 고교3년생 막내 호박, 늦게 바람을 피워서 데리고 온 배가 다른, 겨우 걸음마를 하는 막내 태자, 그리고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두 분의 연기도 정말 감칠맛 나게 재미있었다.

 

자기들 식구들 살기도 복잡한 집에 세를 놓아서 그 돈으로 엉뚱한 짓을 저지른 엄마 한혜숙 때문에 전세를 들어온 영국과 카일이 한 가족같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두 자매와 애정 전선이 깔리면서 드라마는 재미를 한층 더해 간다. 부잣집 아들로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영국은 아버지의 특이한 경영 수업 때문에 일 년간 집을 떠나서 무슨 일이든지 혼자서 살아 남아라는....그래서 가방하나 달랑 들고 비취네 집에 세를 들어오고...일을 찾던 중에 비취가 하는 식당에 야간 영업을 하기로 하면서 세를 적게 주는 대신에 낮에 일을 도와주기로 하면서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사업을 하다가 망한 집안의 아들로 착각 한 비취는 그의 반듯하고 성실함에 끌리게 되고, 영국은 비열하게 치근 되는 방송국 덩치 큰 남자피디를 상대로 당차게 저항하고 대드는 비취의 야무진 모습에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면서 점점 끌리게 되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지만 동생 루비나 엄마는 한 푼 없는 떨거지에게 순진한 언니가 넘어 가면 안 된다고 걱정이다...

 

그러던 중에 영국의 엄마가 갑자기 치매가 와서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영국은 그동안 가정 형편 때문에 고생만한 비취가 또 자기 때문에 치매 엄마 시중을 들면서 힘들게 살 것을 생각해서 비취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집을 떠나오게 된다. 그 후 비취는 심한 배신감 때문에 한동안 방황하게 된다. 무슨 이유로 자기를 떠나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으므로...

틈틈이 쓴 드라마극본이 방송국에 채택이 되어 방영되고 극의 주인공 유명남자배우 황우빈도 비취에게 관심을 나타내고...극 때문에 청명자기에 갈 일이 있어서 우빈의 친구라고 찾아간 그곳에서 전혀 다른 환경의 영국을 발견하고 비취는 배신감과 충격으로 졸도를 ....

 

그동안의 일을 다 쓸 수는 없지만 그 후 영국은 비취를 찾아가서 자기 마음을 고백하고 어머니의 치매 사실도 밝히게 된다....

비취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영국과 결혼하게 되고 결혼 후 아들까지 낳고 해피엔드로 잘 풀려 가는 중이다. 막내 동생 호박이가 영국의 여동생과 같은 고교에 다니며 사귀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비취의 시아버지 절대 겹사돈은 안 된다고...그런데 깜찍한 여동생이 임신했다고...예고편에 보니 결혼식을 하면서 해피엔드로 끝날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엄마가 결혼식 날 죽음으로서 겹사돈은 맺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고 여동생은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배가 불러 친정 엄마 산소에 찾아 와서 옛날 일을 회상하고....

팔순을 앞둔 비취 친할머니는 늦은 재혼을 하여서 요즘 연세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행복을 찾아 가는 멋진 삶을 보여주고, 모든 것이 안정되고 여유가 있는 연상 여와 유명가수의 모창으로 살아가는 나이가 많이  적은 젊은 남자와의 사랑도 행복하게 맺어짐을 보여준다. 우려하는 돈만을 탐내는 그런 사랑이 아닌 진심으로 원하는 그런 사랑이라고...

 

요즘 세대의 여러 계층 간의 사랑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영국의 여동생 끝순이 시집을 가기 전날 밤 엄마와 같이 자면서 한 말이 어쩌면 작가의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낸 말 같기도 하다.

모든 것을 다 잊어도 가족을 잊으면 절대로 안 되고, 아무것도 못해도 사랑만은 해야 한다는...아무리 치매가 걸렸을지라도...

비취친정엄마와 아버지의 환갑잔치가 흥겹게 열리면서 모두 해피 엔드로 막을 내린다.

 

물론 남동생도 고시에 패스할 것이고...루비를 쫓아다니던 의사가 있었는데 그 시어머니 루비네가 부자가 아닌 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엄청 부잣집 딸과 아들을 결혼시키는데 결혼식날 그녀와 동거했던 남자가 나타나서 결혼식은 파행이 되고 ...다시 루비에게 돌아온 남친, 무조건적으로 루비에게 메달리지만 루비는 왠지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놓치고 나면 또 후회 할 가봐 어중쭝 결혼식을 하려고 하나 그 남자친구의 엄마와는 서로 앙숙이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고 물론 그 별난 콧대 높은 시어머니도 잘 해 주고 있다.

 

미국에서 스님이 되려고 한국에 온 카일, 루비와 한집에서 사사건건 부딛치다가 오빠 동생을 하기로 한다. 엄청 부자인 카일이 은근히 루비와 짝이 되었으면 했지만 끝내 산으로 가고... 루비는 늦게 마치고 집에 오면 간식을 챙겨주던 카일이 그립지만....

현실적으로 부유한 조건을 보고 먼저 접근하여 병원에 입원한 전직 유명한 의상실의 독신녀의 양딸이 되어 승용차도 한대 선물 받고...그런 루비와 부잣집 딸 인줄 알고 영국의 여동생 끝순에게 접근한 호박은 서로 공통점이 있다.

 

비취와 큰 남동생 산호는 좀 더 순수한 편이다. 부잣집 외동딸과 결혼했지만 처가의 재산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 장인 되는 사람이 위암이라 형편이 안 되지만 누나들을 젖히고 결혼하게 되었고...모든 것이 술술 잘 풀려가고 있어서 순간순간 적절한 에피소드와 젊은 연기자와 나이든 성숙한 연기자들의 양념 연기를 보면서 웃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만약 영국이 재벌의 후계자가 아닌 못사는 집안의 자기가 모든 것을 떠안고 살아 가야할 장남인데 그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면 과연 비취는 사랑하나 만으로 결혼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황우빈이라는 대 스타와의 행복이 약속된 큰 헬스장만 해도 먹고 살 수 있고, 스위스별장까지 다 팽개치고 영국과 결혼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사랑을 하는 것도 능력이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곧 책임이고 현실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멋진 사랑을 하고 잘 살려면 의식주에 쪼들림이 없는 그런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여유까지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갖추고 살아야 하겠지만....연속극이 너무 잘 사는 집의 이야기로 도배가 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어쩌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둔 힘든 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너무 행복하게만 보이던 마지막 회에 가서 호박과 끝순의 겹사돈을 막기 위해서 갑자기 치매시어머님을 돌아가시게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한편 삶이란 늘 기쁨과 행복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 주기도 하는 것 같았다.

늘 그렇듯이 슬픔과 기쁨이 교차된 우리네 삶은 어쩌면 플러스 마이너스 하면 다 제로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기도 하다.

영국이 실제 없는 집 아들이여서 비취가 결혼을 하지 않고 우빈과 결혼하게 되고,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우빈과 안 좋은 상태가 되고, 영국은 대기만성 성공해서, 비취가 역시 사랑 없는 결혼을 택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후회하는 그런 반전도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 연속극이 너무 칙칙해질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심으로 치매 시어머님께 효도를 다하는 그런 며느리의 모습을 흐뭇하게 보여주었던 연속극이 끝나서 조금 아쉽다. 마지막 장면에 카일이 수도에 정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동안 주말 저녁마다 알콩 달콩 전개되는 보석 비빔밥을 보는 재미가 솔솔 했음에 고맙고, 연속극을 위해서 수고해 주신 모든 연기자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하면서...

새로운 한 주 멋지게 시작 하시고.....우리 선수들이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은 많이 따 주어서 고맙고, 특히 이규혁 선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메달은 없어도 그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노력해온 20년이란 긴 세월의 땀을 국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후배양성이나 강호동처럼 다른 멋진 분야도 인생에는 많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더욱더 분발 하시기를...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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