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 열전 2권인 " 버리고 사는 마음 그 마음이 부처일세" 라는 책을 보았다. 겸익 스님은 백제 문화의 전성기인 25대

무녕왕, 26대 성왕 때의 스님이다. 무녕왕 22년에 중국 상인의 배를 간신히 얻어 타고 부처님 나라인 천축국(인도)에 들어간 

스님은 부처님께서 이르신 계율인 오부 율장(사분률, 십송률, 오분률, 해탈률, 마하승기률)을 가지고 떠난 지 5년 만인 성왕

4년에 백제 흥륜사로 돌아온다. 이때 스님은 정, 율, 론에 통달한 천축국 배달타 스님을 모시고 와 28명의 학식 높은 승려들로

 

하여금 천축의 글과 말을 배우게 한 뒤, 오부 율장을 한문으로 옮기는 방대한 작업을 하셨는데,  이는 백성  모두가 부처님의 정법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 이다.

이로써 사찰은 물론 세속에까지 불교의 계율과 정신이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다. 스님은 또 성왕의 도움으로 불화를 그리는 화공을 중국에서 초빙하였으니 이때부터 백제의 사찰에는 벽화와 탱화를 비릇한 백제 특유의 불교미술이 찬란하게 펼쳐지게 되었다고 한다. 

 

스님은 1400년 전에 무녕왕 6년 5월에 괴질이 퍼져서 온 백성이 죽어가고 있을 때, 적군700명의 시체를 다시 예를 갖추어 장사 지내 주라고, 그 시체들이 산과 들에 버려져서  부패하여 괴질이 되는 것이라고 죽기를 각오하고,  임금을 설득하여 괴질이 일어난 까닭을 말하고는 적군한테 까지도 자비심을 발했다가 나라에 감시까지 당했지만, 백성을 자식같이 돌보며, 우물물을 끓여서 마시도록 하였으며, 나라의 곡식 창고를 열고,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돌보아 괴질이 물러 가고 비까지 내려서,  왕의 마음을  움직여서  백성을 자비로 다스리도록 하였다.

 

왕의 보살핌으로 배불리 먹고 잘 지낼 수 있었음에도 백성이 배고픈데 절에 대중들이 잘 먹을 수 없다고, 하루 한 끼 죽을 잡숫고 아낀 양식은, 굶고 있는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시었다.  고승열전을 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훌륭하신 고승대덕들은 아침은 죽으로 드시고 저녁은 굶고 그렇게 정진수행 하셨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너무 넘치게 많이 먹고 살고 있지 않는가 하는 마음이 든다.

그 시대에 천축국까지 가셔서 불경을 구해 오신 그 정신과, 그 구해오신 경전을 책으로 만드셔서 훗날 백성들이 보도록 하신 그 깊은 마음을 감히 어이 헤아릴 수 있을 것인가...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신 자비심에 대해서 옮겨 볼가 한다.

 

불가에서 으뜸으로 꼽는 것이 자비심 입니다. 그렇다면 자비란 대체 무엇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사람은 물론이요 짐승까지도 그 목숨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라 이르셨습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한 마리 벌레까지도 어떻게 하면 죽일까를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은 살릴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라 이르셨지요

 

저 사람을, 저 짐승을, 저 벌레를, 어떻게 하면 살려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편히 살게 해줄 수 있을까, 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비라고 하셨습니다

또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재산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은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 하셨습니다. 

 

 

 

더 좀 많이 나누어 주고, 더  좀 많이 베풀어 주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자비로운 사람이라고 이르셨지요.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대신에 용서해주고 위로해주고 감싸주려는 마음, 그것이 자비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스님께선 큰 새가 잡아 준 절터 대조사에서  경전을 책으로 만드시고,  어느 날 홀연히 자신이 갈 때를 아시고는, 생아일편 부운기요 사아일편 부운멸이라,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생겨남이며,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짐이라. 본래 뜬구름은 실체가 없는 법, 사람이 나고 죽음 또한 이와 같은 법..사미승에게 귀한 경책과 목탁을 남기고 간곳을 밝히지 않은체 떠나가시었다고 한다.

삼국사기나 중국 고승전에도 삼국유사에도 더 이상의 흔적은 살필 길이 없다고 한다

 

정처 없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셔서 하늘도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산속 편안한 곳에 마지막 누울 자리를 스스로 정하고 육신에 남아있던 기력을 다하여 나뭇잎을 긁어모아 스스로 깔고 덮고 편안한 얼굴로 누웠으리라. 우리는 스님의 아름다운 이런 열반을 천화(遷化)

라고 부른다고 한다.

 

겸익스님의 글을 다 읽고 나니 가슴이 서늘해 지면서 눈물마저 핑 돈다. 그 시대에 먼먼 천축국까지 가셔서 5년간 공부 하시고 그 나라의 스님까지 모시고 돌아오신 대단한 원력에 숙연히 고개 숙이게 된다. 스님은 아마도 대 해탈을 이루시어 지금도 우리나라의 국태민안을 빌고 계실 것 같다.

 

불자라면,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고승열전을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절대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눈부신 계절의 여왕 5월의 향기가 더없이 우리를  축복 합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책을 가까이 함도 좋을듯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 벌서 또 주말입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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