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에 사는 친구가 아침 운동을 하러 뚝방으로 가는데,  벚꽃이 많이 피었다고 같이 걷자고 전화가 와서,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지하철까지 타고 갔는데, 기대치만큼은 아니지만 벚꽃이 피긴 피었다. 작년에 본 윤중로 생각을 했었나보다. 토요일쯤 윤중로 밤 벚꽃을 한번 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다. 내게 너무 잘 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늘 받기만 하는 친구다. 몸이 수술을 해서 약간 불편하지만 맘만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넓고 크고 푸근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서 수술한 몸이 약간 저리고 아파 온다고 우울해 하는 친구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위로의 말이 별로 없어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은 환경과, 사랑하는 가족과, 효도하는 아들딸이 있음이 또한 행복 이라고.세상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사람은 아마도 없을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항상 우리는 우리가 처해진 상황보다 더 최악의 경우에 처해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어떤 때는 혼자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신만이 제일 불행한 것 같고, 나 혼자만 남들은 안 아픈데 아픈 것 같은 마음도 들고, 왜 남들은 다 건강하고 행복하고 잘 사는데, 나는 왜? 나만 왜? 하는 마음으로 치닫기 시작하면 때론 자학을 하게도 되고, 우울증 아닌 우울에 빠질 수 도 있지만, 항상 나보다 더 힘들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며칠 전 뉴스를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여대생이 전화사기를 당해서 640만원 때문에 자살한 보도를 보았을 것이다.

너무 분하고 원통 절통한 맘이야 헤아리고도 남지만, 그 순간 내가 죽으면 내 부모가 어떻게 살지를 한번 돌아보고 생각해 보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잊었음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 자식을 잃고 그 부모가 어떻게 살라고... 어떠한 경우에도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슬프고 괴롭고 힘든 시간들도 " 그 또한 지나가리라" 는 것을 잊지 마시기를....먼 훗날 그 힘든 시간들을 잘 참고 견디면 웃으면서 옛날 말 할 때도 돌아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좋은 인연으로 만나는 벗님들은 언제 까지고 내 곁에 머물러 주기를 바람 해본다. 사랑하는 이들은 서로의 욕심과 변심으로 사랑은 변하지 않아도 사람이 변해서 헤어지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향기로운 관계인 우정은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살아 온 날들보다 길지 않을진대 욕심 보따리는 내려놓고,  담백하게  비우고  베푸는 마음으로,  남은 세월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고픈 맘만 욕심내면서, 우리에게 준비된 아름다운 봄이 다하는 날까지 정겨운 벗님들과  해마다 같이 이 뚝방의 벚꽃을 보았으면 좋겠다.

 

아침 운동을 이미 했다고 하여서, 무리하면 안 된다고 조금 걷다가 점심을 같이 먹고,  마트에 가서 약간의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몹시 더웠다. 지하철 안엔 벌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요즘 느끼는 일이지만 출 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지하철 안이 엄청 붐빈다는데 놀랍다. 서울에 인구가 천만이 넘는다고 하더니 정말 언제나 복잡하지 않을 때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다 피곤하게 사는 서울 시민이다.  다 같이 공중 도덕 잘 지키면서, 상대를 배려 하면서, 모두가 한가족이란 생각으로 살아야 하리라.

 

이번 여름은 많이 더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4월인데도 이렇게 덥다니...이상 기온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 봄 꽃이 만발한 주말이네요. 늘 건강 잘 챙기시고 미소와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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