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갈려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탓는데, 무겁게 등산가방을 들고 한쪽손엔 지팡이를 짚고 버스를 타신 할머니 한분이 계셨다.

버스에서 그 가방을 당겨서 앉은 자리로 옮기는데도 무거워서 쩔쩔 매시더니, 내릴즈음엔 한손엔 지팡이를 짚고 또 다른 손으로 그 가방을 힘겹게 들려고 하셔서 보다 못해서 내가 같이 들어 드렸는데, 어찌나 가방이 무거운지...나도 모르게 친정 엄마 생각이 나서 나무람조로 한마딜 했다.

 

" 아니 할머니 몸도 이렇게 불편하시면서 이 무거운 가방을 어떻게 하실려고.."  했더니 " 내보다 더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안산에 사는데

그곳에 김치를 좀 갖다 줘야 돼' 하시면서 내가 아니면 어떻게 하는냐고 반찬이 없는데...하시는게 아닌가...가슴이 뭉클했다.

자기몸도 못  가누셔서 지팡이에 의지해서 겨우 뒤뚱 뒤뚱 걸어시는 할머님이 70은 넘어 보이시는데...등산 가방이 어찌나 무거운지, 그걸 메고 가실런지 들고 가실런지...가다가 넘어 지실것만 같은데...지하철을 몇번씩 갈아타고 안산엘 가신다고 하니...

 

내가 절에만 가지 않음 같이 동행이라도 해 드리고 싶은데...맘이 짱해서 지하철 타는데까지만 모셔 드리고 돌아 서는데, 종일 맘에 걸렸다. 아 저 연세에도 저렇게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돕고 사시는구나 하는 마음에 가슴 찡해온다.

우리가 맘에는 있어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긴다는것이 정말 힘든 세상인데, 그렇게 자기 몸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연세 많은 할머님께서 보여주신 그 고운 마음씨는 바로 보살이 화현하심같이 내 마음에 벨을 울려주는것만 같아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그날따라 지하철은 많이 복잡했는데, 젊은 청소년들은 자리 양보를 전혀 하지 않고 우리 나이 또래의 중늙은이들이 그나마 머리가 하얗고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들이 올라 오시면 그나마 자리를 비켜 주는 광경에, 장차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 되기도 한다.

경로효친 사상의 동방예의지국이란 아름다운 그 이름이 사라질것만 같아 걱정이 된다.

 

 

 

선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선한 사람도 재앙을 받는다

선의 열매가 익은 뒤에는

선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받는다

악의 열매가 익은 뒤에는

악한 사람은 재앙을 받는다. 

 

 

 

 요즘 읽고 있는 동봉스님의 풀어쓴 불교설화 ' 마음 그대로가 부처인 것을' 편에 나오는 좋은 부처님 말씀이라 옮겨 보았다.

작은 착한 일이라도 자주 행한다면 크게 착한일 하나만 못지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얼마전 글에서도 말했듯이 무상의 7시를 행하며, 나보다 힘들고 연로하신 분께 앉을자리 양보하는, 착한 선행을 실천함에 좀더 적극적이고 게으르지 않는 그런 착한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물론 젊은 사람들도 얼마나 삶이 고달프고 피곤한지도 잘 알지만, 그래도 서 있는것 자체만으로  다리가 저리고 당기고 쑤시고 아프고...

그렇지는 아니할테니까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악한이가 더 잘 되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그 열매가 익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것을 명심하시고, 착하게

살아야 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마음 다독이며 살아야 하리라.

  

봄이라기에는 너무 더운 봄날씨다. 벌서 주말이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고운 님들, 늘 건강 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봄처럼 가슴 부푼, 희망찬, 아름다운, 맑고 향기로운 고운날  되시기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