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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정다혜>
사랑니 두 개 한꺼번에 뽑았습니다
필요 없는 사랑 여태 갖고 있었냐는 의사의 말에
오래 숨겨놓은 비밀 들킨 것 같아 움찔 했지요
사랑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 말이 헛돌고
비릿한 슬픔이 이빨에 씹힙니다
사람이 빠져나간 자리는 이런거구나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한 채 아픔 삭여야하는,
내안에 당신이라는 큰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던 그런 일 같았지요
이제 치통을 핑개 삼아 엉엉 울고 싶은날은
없을것입다만, 사랑이 빠져버린 자리에
새살 돋는 소리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피가 흐를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거즈를 물고 앙다문 입 속에서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마지막 안부를 전합니다
-그대,눈물 없이 안녕 하시길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시이다. 잘 알려져 있진 않아도 불교문학지에서 본 이 시가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좋은 표현도 많고... 사랑니를 뽑은날, 잃어버린 사랑처럼, 자신안에 큰 나무로 서 있던, 사랑했던이를 뿌리째 뽑아내는 아픔으로 표현한...사랑니를 뽑아보지는 않았지만 이가 아파서 고생한 기억이 너무나 많기에, 그 아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사랑니 뽑은 자리가 아무리 아파도, 마음속 큰 나무같은 사람을 뽑는 아픔에 비하랴... 차마 돌아 서랴, 나를 두고 ,슬픈 인연의 가사처럼
너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곧 나에게로 달려 오리란 허망한 기대조차도 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 앞에서,차에 받친듯 멍한 공황상태에서 통곡도 허락되지 않는, 생각할수록 현실같지가 않는 순간들이 지나가고, 꿈이 아닌 현실이였음을 실감할때쯤이면,큰나무가 아니였음을 알게 되리라.
정말로 큰 나무였다면, 정말로 큰 산이였다면, 진정 태평양같은 그런 넓은 도량의 큰 사랑이라면, 상대에게 큰 아픔을 남겨주지는 않을것이다고 생각하게 되니간...잠시 착각한 큰 나무였음에 가슴 쓸어 내려야 한다고 ....
아직 철이 들지 않아서 사랑니가 나지 않는다고 놀리는 옆지 말처럼, 나는 어쩌면 영원히 철 들지 못하는 미숙아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부족함, 내 미숙함까지도 다 헤아려 포용해주고, 늘 끝없는 그리움을 앓고 사는 철없는 나를 지켜 봐주는 따뜻한 마음들이 있음에 정녕 행복하다고 감사와 고마움의 기도를 드리면서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을 열심히 하시는 고운 하루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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