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끝났는가
언제까지나 절망할 이유도
이제는 절망했다는
그 기억마저도 버려야 한다고
천지에 흐드러진 꽃들이 웃는다
긴 꿈을 꾼듯 아득히
어제의 기억을 비운다
착각과 환상속에 키워갔던
내 고릴라같은 사랑을 묻는다
썰물처럼 빠져간 그 빈자리에
밀물처럼 밀려올 그 무언가가
또 있는게 인생이니간
내일을 두려워하지는 않으리
집착하는 맘도 묻어야지
안달하는 맘도 묻어야지
오욕칠정 휘둘리는 뜨거운맘도 묻어야지
담담하게 물처럼 바람처럼
지난날들의 편견도 버려야지
내 무심함에도 늘 그 자리 지켜준
변하지 않는 귀한 존재들에게 미안하다
이제사 이렇게 크게 다가올줄이야
왜 그때는 그걸 몰랐을까
세상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때
더 큰 세상이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어리석었던 자신을 한탄하면서
더 늦지 않은 지금에 깨치게 해준
아파했던 맘 조차도
이 세상과 다른 세상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였음을
미처 깨닫지 못한 신의 깊은 뜻이였음을...
이제는 편해질 시간즈음인데
까맣게 태운 망각의 땅
산불이 난 그 자리에
다시 새 움이 돋아나듯이
팽개쳐둔 내 그리움
저 홀로 봄비 맞고 자라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