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된 고사리 나물
아들이 금강산에 다녀 오면서 고사리나물이랑 취나물, 두릅, 구기자, 잣....
북한산 과자등 이것 저것 많이 사온것이다.그 즈음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안챙겼다고 그 대신에 북한산 나물류를 사온듯한데...
생각으로는 엄마가 많이 좋아할거 같았나보다.채식주의자에 가까운 엄마를 위한답시고 신나게 사 온 모양인데...
그런데 아무리 총각남자가 물건을 산다고 해도 그렇지 생산날짜가 도무지 믿어 지질 않는다 1997년산이라니...
오다가 내친김에 동해서 명태랑 오징어까지 많이도 사왔길래 돈 많이 �다고 도려 나무라기도 했다.
아들 말인즉 그래도 조금이라도 형편이 나은 우리 남쪽에서 그쪽 물건을 많이 팔아 주어야 같이 잘사는 민족이 될것이라고 하면서
금강산에 부모님 모시고 한번 다녀와야 되겠다고 하면서 정말 산세가 빼어났다고 말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하여 또한 아들이 찍어온 사진을 통하여 멋지고 자랑스런 금강산을 만나고 싶은 맘 간절하기만 한데...
며칠뒤면 정월 대보름날이 다가 오니 마침 또 예전에 20년도 더 전에 같이 근무하던 직원들이 우리집엘 놀러 오겠다고 하여
금강산 고사리를 삶았는데 거짓말 안보태고 한시간을 넘게 삶아도 그 나물이 물러지질 않는것이다.
그래서 정말 고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록 몇시간 삶아서 물에 헹구어 하나 하나 질긴건 가려내고 물러진 것만 선별하는데
또 몇시간이 걸렸다.맘 같아선 팍 버리고 싶었지만 아들의 그 갸륵한 마음과 우리가 가 볼 수 없는 북한 어느 산천에서 이른 봄 맞아
세상 구경했을 그 고사리 나물을 생각하니 버릴 수 가 없었다.
"너는 북한 어디서 온게냐 내가 모르는 아주 심심산천 함경도더냐 평안도더냐 혹여 백두산 부근이더냐.... 이른 봄에 추위에 호호 손불면서 너를 채취한 사람은 여자더냐 남자더냐 처녀더냐 아줌마더냐..... 어느 북한 아낙의 손에서 손으로 몇 손길을 거쳐서 따가운 봄볕에
말리고 또 말리어 ...얼마나 긴 여행을 하고 또 하고 금강산 휴계소 판매소 캄캄한 창고 속에서 긴 세월 잠 들었다가 이제사 내게로 남쪽
이 먼곳으로 멋진 총각 우리 아들을 만나 온게냐 " 하면서 혼자 독백아닌 독백을 해 본다.
여리디 여린 고사리 나물은 이렇게 긴 세월 휴면상태에서 벗어나 우리네 밥상에 오르는데...우리 민족은 왜 오가지 못하나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개인적으로 북쪽에 친인척은 안계시지만 혈육이 떨어져 서로 그리워 하는 분들의 그 마음은 오죽하랴 하는 마음이 든다
이제 세월은 정말 빠르게 흘러 우리 세대가 지나고 나면 이 간절하고 애틋한 혈육의 정이 흐미해지고 더 멀어 질것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10년된 고사리 나물이 설마 방부제 투성이만은 아니길 빌면서....그래도 우리 민족, 내 동포가 먹을 먹거리에 그들이 그렇게까진 하지
않았으리란 믿음이 있듯이, 언젠간 만날 우리 민족 핏줄의 당김을 그들이라고 끝까지 외면 할 수 있겠는가 하는 한가닥 간절한 믿음으로
하루속히 이 지구상에 마지막 분단국이란 아픔에서 벗어나 서로 자유롭게 그리운 인연들 하루 빨리 만나서 생을 다하기전에 그 사무친
한을 풀 수 있기를 빌어 본다.이념의 갈등 그 보다 더 찐한 민족애로 우리도 그 옛날 고려시대 동의족의 긍지와 기상을 다시 일으켜
세계 열강으로 같이 손잡고 나아가 후손에게 잘사는 대한민국 코리아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그날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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