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만난 외다리 청년

 

 

어제 지하철을 타고 서울 가는데 조금 지나자 밤깎는 가위를 선전하는 아저씨가 나타 났다

밤이 영양가가 좋다는 거와 티비프로 비타민에 위대한 밥상에도 나왔다고 하면서 신문 스크랩등을 보여 주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특허품인데 매일 생밤 3개를 먹어면 사과 한개를 먹는 영양이 있다고 게속 큰 소리로 선전을 하셨는데 사는 사람이 별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하철만 타면 밤깎는 가위를 파는 분이 꼭 계시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들은 거의 샀을 거라고 생각도 된다

 

그 아저씨가 내린뒤 또 시디를 파는 아저씨가 아주 매혹적인 셀렌디온 노래를 크게 틀면서 나타났다

가요 팝 대학가요제 노래까지 180여곡 이상이 수록된 시디가 8장에 만원이라고 했다

처음엔 많이 팔리는듯 했는데 워낙이 시디 파시는 분도 많아서인지 별반 사는 분이 없었다

 

그다음에 차안의 사람들도 거의 신도림역에서 많이 내리고 좌석에 사람들도 별로 없을 즈음에 외다리 청년이 나타났다

바바리 코트를 걸치고 아주 말쑥하고 깨끗해 보였다 인상도 내가 좋아 하는 샤프한 편이였다

그는 파스를 가지고 나왓다 구차하게 동정표따윈 구하지 않겠다는듯이 약간 도도한듯 하면서도 논리 정연하게 간단히 몇마디 했다

 

가정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 되시면 크고 작은 밴드가 85개 들어 있어니간 천원에 사라고 했다

그 외다리 청년이 나타날때부터 나는 걱정이 앞섰다

사람들도 거의 내리고 몇차례 파는 사람들이 지나간 터이라 사람들이 약간 짜증스럽기도 하고 귀찮아할 싯점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 의연한 청년이 자신이 외다리임을 강조하는듯이 만약에 짧은 바지를 입고 나타 났다면 사람들은 좀 섬�했을 터인데

굳이 내세우지도 않고 긴 바바리를 입고 파는 사람 같지도 않게 말쑥하게 나타나서 짧게 분명히 말하는 의연함이 좋았다

아무도 안사면 나라도 팔아 줘야지 하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다

 

사람들 마음은 정말 모두 다 똑 같은 모양이다 시끄럽지도 않고 조용히 간단하게 설명하고 한차례  사람들을 쓱 쳐다 보는데

저쪽에서 젊은 청년이 같은 나이또래라 마음이 동했는지 한개 달라고 했다 그러자 또 저쪽에서 나이드신 아줌마가 나도 하나 달라고 했다

내가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날려고 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온정이 식지 않았음에 고맙단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하나 사가지고  매주 목요일이면 모이는 서울역 부근에 희귀난치성질환센터에 갔다

다들 아프지만 표정만은 세상 그 누구보다 천진하고 착한 심성 고운 분들과 운동후 매주 핫도그를 집에서 계피가루까지 넣어서

맛있게 구워오는 동생과 나는 집에서 가져간 포도즙으로 잔치를 한후 내가 산 파스를 나누어 주었다

돌아 오는길에 바람은 차고 쌀쌀했지만 가슴 한켠 훈훈함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이 아무리 메마르다 해도 아직도 우리네 사회엔 인정이 메마르지 않고 열심히 저렇게 살고 있는 착한 젊은이가 있음에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그렇게 까지 살아 가기로 마음 먹기 까지 얼마나 긴 시간 고뇌하고 힘들었을까

같은 나이대에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그 청년의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어쩌다 지하철을 타면 술이 취해서 사람들이 사지 않는다고 반 위협적으로 막말을 지껄이는 그런 사람들도 간혹 있고

사지 멀쩡히 생긴 보기에도 건장한 청년이 종이에 어릴쩍부터 조실부모하고 동생은 아프고 운운하면서 종이를 죽 돌리고는

아가씨나 아줌마들 앞에선 눈알을 부라리며 돈 좀 내놔란 눈길을 보낼때면 정말 도와주고픈 맘이 전혀 들지를 않는다

 

그냥  빈 손 내미는것 보담 몸이 불구라도 껌 하나라도 내밀면서 도와 달라면 저렇게 살려고 몸부림 치는구나 하는 생각에

거절 할 수 가 없다 우리나라가 선진 대열에 들어 설려면 지하철등에서 몸이 불편해서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어떤 정착 할 수 있는

일자리나 힘들지 않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점 점 추워지는 날씨에 그 외다리 청년이

아프지 않고 열심히 잘 살아 가기를 빌면서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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