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베란다에 나갔더니 어디선가 너무 황홀하고 감미로운 향기가 나서 어디서 이렇듯 달콤하면서도

싱그러운 향기가 날까 했는데...

새 애기가 하나둘 가져다준 제라늄화분이 베란다를 다 채우고 있어서 밀려난 베란다 저 끝에 동양란 한 송이가

핀 것이다. 그렇게 야윈 가녀린 모습에서 이토록 고매한 진한 향기가 밤새 온 베란다를 채우다니...

나는 너무 감동하여 한참을 서성이며 그 향이 달아 날 것 같아서 창문을 열지 못하였다.

 

월초불공기간이라 종일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오늘 아침 거실에 나오니 어제와 같은 향기가 더

진하게 풍겨오는 것이 아닌가...

아하~~~베란다의 동양란이 또 한 송이 더 핀 것이다. 어제 아침엔 한 송이만 피고 한 송이는

꽃망울을 맺었더니...

밤사이 그 여리디 여린 꽃 두 송이 향기가 아파트 베란다를 다 채우고 거실가득 그

고귀하고 오묘한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향으로 온 집을 넘쳐나게 채우고 또 채운 것이다.

 

남편과 딸까지 불러서 거실 책장위에 얹어놓고 사진도 찍고 부산을 떨었다. ㅎㅎㅎ

딸애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그 향기까지 보내줄 수 없는 안타까움이라니... 나도 내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향기를 전해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이 난을 보니 참 오래전 일이 생각난다. 1997년 남편이 IMF때 직장에서 나오게 되어

우여곡절 끝에 내가 먼저 취직을 하여 그 회사사장이 권하여 건강보조기구를 파는 회사를

차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개업식 날 남편회사의 직장동료, 상사와 대학동기들이 개업식에

수많은 난 화분을 보내온 것인데 몇 번 이사를 다니는 동안 50여개나 되던 화분들이 다

없어지고 2분만 남아서 인천까지 온 것이다.

 

내가 몸이 너무나 아파서 6개월 만에 사업을 접게 되었지만 그이후로 나는 천식으로 지금까지도

감기만 왔다하면 기침으로 고생을 하고 있으니...ㅠㅠ

국가적위기로 가정경제가 무너지고 애들은 한창 공부할 때이고...몸은 아프고 ...

참 암울한 시기를 용케도 잘 견뎌왔구나 싶기도 하다....

 

누군가 말했둣이 "그 또한 지나가리라..." 힘들고 아픈 시간들도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음을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중에 혹여 오늘 정말 힘이 든다 싶은 분이 계실지라도

그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를...

 

구루몽의 낙엽을 외며 허무와 고독에 빠져서 독신주의자를 부르짖던 소녀가

어느새 흰머리소녀 할머니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세월은 흐르고 나는 취했다고 하는...

또 한해를 서럽게 보내야 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음에, 아! 정말 세월이 빠르구나 하는 심정이다.

 비까지 내리니... 황홀한 난향에 취하여 나의 생을 반조하게 된다.

 

잘 살아 왔는지... 많은 감정의 질곡들에 흔들리고 넘어지고 아파했지만

그래도 지금 정말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아직도 진행 중인 이 삶에 후회 없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자고...

참되고 착하고 아름답기를 기구하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에게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멀리 제주와 남쪽지방에는 태풍다나스가 올라 온다고 하니 각별히 피해 없도록 준비 잘 하시고...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신 고운 나날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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