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꽃 무릇 축제

 

 

                                                                정향

 

 

전생에 못 다한 애틋한 사랑

윤회의 길목에서 피어나기를

긴 세월

마음에 수놓으며 오늘을 기다렸다

깊어가는 9월

꽃 무릇 흐드러진 선운사

축제 한창이다

귀한 님 맞으려 붉은 융단 깔았다

무슨 인연 깊은지

세상 끝에서 달려온 꽃보다 많은 사람들

스치는 얼굴마다 그윽한 부처님 미소

맑은 바람으로 오실까

떨리는 마음 숨길 수 없어

홍조 띈 그 얼굴 날로 더 붉어가네

아무도 몰라라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그리움 병이 깊어

가슴에 꽃불 태우며 안으로 통곡 하네

늦은 밤 산사 음악회

청아한 여스님 고운 음률

어지러운 마음자리 조율 하누나

지나간 인연 줄

놓으라하네

비우라하네

싸늘한 산속 밤공기

추위에 떨며 산을 내려오는데

희미한 별빛 아래

저 홀로 서러운 고독한 산 그림자

그리움에 지쳐

꽃 무릇 붉은 비단보

피눈물 흘리며 접고 있다.

  

 

☆★☆ 2012 선운사 꽃무릇축제 시화전 주지스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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