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몇 번이나 서울 고등 법원에 다녀 올 일이 생겼다. 재판정에 참관인으로 다녀 왔는데, 대쪽 같은 우리 스승님이 종단과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담당 판사님은 정말 훌륭하신 분이셨는데 늘 재판 시작하기 전에 자신도 불법과 인연이 두텁다고 조모님 이야기부터 여러 좋은 말씀을 장황히 해 주시면서, 종교인들의 반성과 화해를 촉구 하셨다.
어찌 보면 기가 찰 노릇임에 분명하다. 일반인이 아닌 종교 재판이 판사님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여러 사학이나 종파를 초월하여 수많은 분쟁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 이셨다.
특히 종교단체는 그 종단의 윗분들의 것이 아니고 정말 한푼 두푼 아껴서 보시한 종단 보살들의 재산인데 왜 위 대가리들이 그걸로 싸우고 서로 옳다고 다투느냐 한심 하다고...
그러면서도 당신들이 보살들 앞에서 설법을 할 수 있느냐고...늘 법 높은 스승님 보다 더 한 수 높은 설법을 해 주시는데, 이번에는 다른 법관이 신문에 쓴 글을 읽어 주셨다. 대충 기억 하자면.....
10명이 살고 있는 한 마을에 혼자서 농사지을 때보다 공동으로 농사를 짓자고 하여 더 많은 수확이 나와서 모두 똑 같이 10등분 하여서 나누어 가졌다. 그중 한사람 갑은 그 곡식을 다 먹지 않고 비축해 두었다. 그런데 나머지 9사람은 다 먹어 치웠다.
이듬해 봄에 춘궁기가 왔다. 다 굶어 죽게 생겼는데, 갑 집에 쌀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회의를 해서 그 갑이 가진 쌀을 공평하게 10분이 1씩 나누어 갖자고 투표를 하여서 9명이 찬성하고 1명 갑만 반대했지만 통과 되어서 그렇게 나누어 가졌다.
또 가을에 추수를 하여 똑 같이 나누어 가졌는데 이번에는 갑은 쌀을 다 먹어 버렸고, 나머지 9명은 곡식을 남겨 두었다. 봄에 춘궁기가 닥쳐서 갑은 9명이 가진 쌀을 자기에게 좀 나누어 줄지 알았는데, 또 투표를 해서 이번에는 모두 나누지 말자는 쪽으로 9명이 찬성하고 한명 갑만 반대 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연 다수가 찬성한다고 하여 그 판결이 정당한가에 대해서, 자신의 논문에 지금까지도 연구 과제라는 것으로 법관의 고뇌랄까 인간적 양심에 대해서 갈등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그 억울한 한 명을 위해서 그런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그런 좋은 법관이 되어야 겠다는...
종단이 판사님이 화해의 조건을 제시하라는 답에 대해서 지금 현직 스승님이 200명 재직자중 160여명이 반대한다는 조건 제시에 대한 우회적인 말씀 이셧다. 자신의 이해 관계나 얼키고 설킨 자녀손들의 밥줄이 떨어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행해진 그 숫자를 어이 신뢰 하겠는가? 종단 측에서는 왜 전직 최고 스승님 자리에 까지 오르신 큰 스승님을 내 칠 생각만 하고 있는지...
우리가 파이로트를 한명 키우려면 몇 십억이 든다고 한다. 그도 그런데 하물며 종단의 최고 지도자 큰 인물을 한사람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공부와 세월이 필요하겠는가? 왜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지...한심한 생각이 든다. 정당하다면 왜 떳떳이 그 사람을 들여서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여 내 생각과 틀려도 귀 기우려 주고 서로 잘잘못 시시비비를 가려서 바르게 나아갈 생각을 안 하는지...
우리는 흔히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적대 관계과 되기 쉽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내적 성숙이랄까 그런 쪽으로 마음이 돌아가고 있다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인척지간에 환영 받지 못하는 손위 형님이 계시는데 그걸 사사건건 따지려 들면 내 맘이 옹졸해 지기까지 하여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냥 그것도 병이다 하고 생각하니 편해진다. 그게 병인걸 어쩌겠는가....자신이 결코 고치고 싶지 않은 불치병...그게 또 유전성이 깊은 것이 유감이지만...그걸 보고 자란 조카들이 그대로 행동하고 있음이 걱정이지만...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서는 나를 귀하게 생각하면서, 남도 배려하는 성숙된 인간으로 깊어 가는 가을과 더불어 넉넉한 인품으로 고운 하루 보내시고
늘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 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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