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깊은 집

 

 

 

그대와 내가 같이 살고픈

마당 깊은 집이 있다

따뜻한 구들목 할머님이 묻어둔

맛있는 군밤 군 고구마같은

벽장속 깊이 아껴둔 과자같은

어릴쩍 엄마의 품속같은

잃어버린 연연한 그리움이 살아 숨쉬는곳이다

아련한 향수에 젖게 하는 그 무엇

그 무언가를 찾아서

대문을 들어서면

목련꽃 라일락 개나리 줄장미 과실수....

철따라 피고지는 꽃들의 향연

정원엔 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고

상치 쑥갓 깻잎 고추...

마당한켠 채마밭도 있고

여름밤 별을 헤며 노래 할 평상도 있다

아직 빈 공터도 많이 남았다

그 빈 공터에 아름다운 정의 나무 한그루 키우련다

비 오고 바람 불어도

힘든 세파에 시달려도

죽지 않고 다시 살아 숨 쉴 수 있는

영원한 사랑의 나무

그 어떤 시련과 아픔속에서도

잘 참고 견디며

그 어떤 시험앞에서도 변함이 없는

인생이란 성숙의 바다에

깊이 뿌리 내리어

먼 훗날 마당 깊은 집 찾는이에게

생의 깊이와 향기를 줄 수 있는

그런 나무로 가꾸어가요

당신과 나 사랑의 물 주면서

비우고 베풀고 나누는 기쁨도 덤으로

인생이란 헛된것만은 아니었다고

허무의 바다를 헤엄쳐가는

아픈 몸짓만은 아니었다고

사랑이라는 고귀한 묘약이 있었기에

마당 깊은 집 평상에 누워서

그리운 별밭에 별을 헤는

그런 멋진 꿈을 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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