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 연가'를 보고 왔다
서울친구 아들이 토요일 결혼식을 하는데 금요일날 대구 친구들이 올라와서 처음 계획은 선유도공원에 갈 생각이였는데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일단 호텔로 향했다. 6명이라 택시 두 대로 나누어 타고 이동을 해야 했는데
비가 너무나 많이 쏟아지니 택시가 잘 안 잡혀서 애를 먹었다. 내가 서울까지 차를 가지고 울직일 수도 없고...
저녁은 한 친구가 예전 서울 살 때 알던 친구가 하는 식당으로 가자고 해서 한턱 쏘겠다고 하여
그 비속에 택시를 타고 찾아 갔는데 음식이 깔끔하니 맛있었다. 인심도 푸짐하게 친구가 왔다고 전도 서비스 해주고...
또 택시잡기가 힘 든다고 하자 그 친구가 운전하여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나는 지하철 타는데서 내려서 집에 돌아 왔다.
다음날 결혼식이 오전 11시 반인지라 점심을 먹은 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피맛골 연가'를 보기로 했다.
미리 예약을 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친구는 청계천이 몹시도 궁금했나보다.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하여
몇명은 같이 청계천 초입만 보여주고 오후 3시 공연이라 일정이 빠듯했다.
스토리를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약간 로미오와 쥴리엣 같은 분위기를 풍겼는데, 행매로 나오는 양 희경님의 목소리는
정말 양희은님의 목소리와 너무나 똑 같았다.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줄 예전엔 몰랐었다.
홍랑으로 나오는 조 정은님이나, 김생으로 나오는 박 은태님이나,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절절한 가사와
너무 맑고 호소력 짙은 OST에 흠뻑 취해서 지금도 귓가에 울려 퍼지는 것 같다.
이조시대 말 종로 피맛골이란 동네에 서출 출신인 가난한 김생과 무너져가는 양반가의 딸 홍랑,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이어주는 살구나무의 목신격인 행매...
본시 너무 많이 줄거리를 알고 가는 것 보다는 모르고 가는 것이 더 연극이던 영화이던 좋다고 생각하기에
길게 설명을 하지 않겠지만, 부산에서 올라온 친구는 비가 와서 금요일 밤을 아무 행사 없이 보 낸것에 약간 섭섭했던 모양인데 뮤지컬을 보면서 너무 좋아라했다.
오늘도 한 친구가 문자가 왔는데 뮤지컬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9월 4일 부터 14일 까지 짧은 기간 공연해서 아쉬운 감이 있다. 지금 이글을 읽어 보시는 고운님들 중에서
시간이 허락하시면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하는 바이다. 아주 오래전에 윤 복희님이 나오는 '빠담 빠담 빠담' 이라는
뮤지컬을 난생 처음으로 보았고 그동안 몇 편 보기는 했었다.
몇 년 전 '햄리트' 를 본 이후에 오랜만에 본 '피맛골 연가'는 메말랐던 가슴에 단비를 뿌려주는 것처럼
주인공을 비릇 하여 모든 출연하신 분들이 하나로 어우러져셔 노래하고 춤추고 흥겨운 한마당을 연출해주어서
참 비극이지만 슬프다는 마음보다는 흐뭇한 마음이 남는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영원한 테마인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한 사람만을 향한 지고지순한 순정을 맛 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윤회의 세상에서 홍랑과 김생이 다시 만나 못 다한 사랑을 이루기를 염원하면서...
늘 제 블로그를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고운님들께 머리 숙여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가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고운 한 주 열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