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봄 1.
정향
2009. 3. 14. 08:58
봄 1.
얼음짱 밑으로 물이 흐르듯
산에는 눈이 덮여 있어도
나목은 안으로 봄을 품는다
긴 겨울 벗은몸 서로 다독이던 나목이 기지개를 켠다
앞산이 마치 먼 스위스의 익숙한 풍경처럼
하얀 솜이불을 덮고 잎새엔 푸른 미소를 피운다
이렇게 매일 아침 변해가는 산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이 행복
고마울 따름이다
위대한 자연의 변화
자명종 시계를 맞춰 놓지 않아도
긴 겨울잠에서 스스로 일어날 채비를 한다
연두빛 파스텔톤 기지개
발돋움 하는 잎새들의 합창
이렇게 소리 없이 조용한 수줍움으로
봄은 오는가
괜시리 가슴은 왜 뛰는걸까
멀리서 누가 오기라도 한다는 것인가
시선은 끝없이 곤두박질 치면서
허공을 향하여 그토록 목마른 눈빛 보내고 있는가
제일 먼저 봄 소식을 안겨줄 봄의 화신
매화, 진달래, 목련, 개나리, 벚꽃....
흐드러진 봄 내음에 몽롱히 취해본다
생각만 하여도 흥겨운 봄의 향연
봄이다
봄이 온다
괜시리 가슴이 뛴다
막연히 좋은 일이 생길것만 같다
그냥 웃음이 난다
그냥 콧노래가 나온다
그냥 발걸음이 가볍다
그냥 자꾸만 기분이 좋다
그냥 그냥 좋기만 하다
이렇게 설레는 이 마음
들킬것만 같은데
봄이 오고 있다
봄이 벌서 이만큼 왔나보다
봄은 이미 가슴 깊이
동면한 내그리움을 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