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순백의 해당화

정향 2008. 4. 17. 08:45

 

 

 

 

순백의 해당화

 

 

오래전 삼목도에 갔었다

새로 잘 닦아 놓은 길 양옆엔

붉은 줄장미 흐드러지게 피고

바다를 짝사랑 하는

수줍은 해당화 얼굴 붉힌다

한 무더기 분홍빛 그속에서

순결한 하얀 너의 미소 발견하고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네

흰색도 있구나...

그런데 참 이상하다

향기로운 분홍빛 속에서

너의 향기는 어디로 갔을까...

이 길에 멈춰선 숱한 사람들

어제의 아픈 기억 다 지워주고

시작하기엔 무거운 나이테

안으로 감춰주고

건조한 사랑 네 향기로 채워주고

오가는이 함박 웃음 배웅하는

집착없는 네 고운 맘 닮고 싶어서

그 꽃잎 하나 따서 입에 물었네

너처럼 다시 순결한 마음으로

하이얀 여백의 마음으로

천천히 다시 그리고 싶어서...

다 주는 사랑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