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팍상한 폭포를 맞으면

정향 2007. 7. 31. 20:21

 

 

팍상한 폭포를 맞으면

 

 

이제

나는 너를 모른다

어제는 모른다

팍상한 폭포를 맞고

어제의 기억들 다 잊었다

 

열대림 울창한 초록의 계곡

급류를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카누처럼

누런 황토물에

지나온 아픈 추억들을 수장 시켰다

힙겹게 씨름했던 질긴 욕망의 끈

누렇게 바래진 허망한 바램들

다 놓아 버렸다

이제 정말 다시는

아픈 기억들은 되삭임 하지 않으리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듯이

희망의 노래만 부르리라

 

팍상한 폭포를 맞으며

한가지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 진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장엄한 80미터 높이의 폭포수에 놀라서

고함만 지르다 그냥 돌아 오고 만단다

 

그러나 나는

그 무서운 폭격기같은 폭포수를 맞으면서도

너무나 많은 소원들을 주문처럼 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놓았다고 생각했던 끈을

아직도 꼭 쥐고 있는

욕심많은 중생을 신께선 용서 하실런지...

 

어쩌면 나는

또 다시 팍상한 폭포를 맞으러

가야만 할 거 같아...

단한가지 소원만을 빌기 위해서..............